도파민 디톡스란
도파민 디톡스(dopamine detox)는 현대사회에 흔한 도파민을 쉽게 수급할 수 있는 매개체를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본업에서의 집중력, 행복감 등을 향상하는 챌린지입니다. 제가 고교시절 시도했던 게임 끊기(익명 커뮤니티에 올렸던 게시글, 게시판 내 최고 조회수)와 같은 행위를 요즘에는 도파민 디톡스라는 단어로 불리며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초·중등학생에게 유튜브, 쇼츠 등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쇼츠가 건강하지는 않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제 또래 세대만 해도 어릴 떄부터 유튜브를 접하며 자랐기에 옛날부터 문제라면 문제였는데 이제 와서 뉴스에서 떠드는게 공감이 안됩니다.
이 글에서는 7일간 도파민 디톡스를 했으며 그동안 든 생각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
본업에 집중이 안됨
코딩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개발에 관한 테크적인 무언가들을 학습해야 하는데 정작 공부를 위해 노트북을 켜면 집중이 안 됐습니다. 제가 원래 집중을 못하는 사람도 아니었으며 코딩이 즐겁지 않아 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순전히 학습에서 얻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도파민을 쇼츠, 게임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을 뇌가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에 눈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뇌 가소성
삶이 무기력했음
근 몇년간 밥 먹으면서도 핸드폰을 확인해야 하며 이동할 때도 쇼츠를 보거나 마피아 게임을 했었습니다. 개발자가 항상 효율을 생각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 시간에 책을 읽었다면, 공부를 했다면,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눈앞의 쇼츠 탭만 내렸었습니다.
무엇을 디톡스했는가
저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디톡스 했습니다.
디톡스 항목 | 이유 |
게임 | 한번 하면 몇시간을 소모하고 관련 레퍼런스를 찾게됨. |
영상(유튜브, 쇼츠) | 옛날에 비해 볼게 너무 많음. 밥만 먹고 영상만 봐도 될 정도. |
음악 듣기 | 챌린지 음악, 최근 노래들 너무 중독됨. |
웹툰 | 위 항목들 끊고난 후 도피처가 될 것 같아서 같이 디톡스. |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가?
첫날에는 그럭저럭 버틸만했습니다. 집에 있는다면 게임과 영상 생각밖에 안 날게 뻔하니 수업이 없더라도 일부러 학교에 가거나 근처 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했습니다. 이후 코딩하다가 비교적 일찍 잠들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금단증상이 잠깐 나타났습니다. 아침에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기 전에 습관적으로 핸드폰에서 유튜브를 찾고 있는 것 보니 진짜 문제였다는 것을 좀 느꼈습니다.(머리로 유튜브, 인스타, 게임이 없는 것을 알고 있으니 5분간 좌우로 스와이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페로 가는 동안 전에 들었던 마라탕후루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걸어갔습니다. 카페에 도착하니 이전보다 집중이 잘됐습니다. 코딩 시간만 따지면 평소에 2-3배는 더 늘었습니다. 공부 후 저녁을 먹고 집 가기 전에 노래방에 들러서 30분간 노래만 부르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마라탕후루가 tj에 나왔습니다.
셋째 날에도 코딩을 하고 이후에는 자취방 대청소를 했습니다.
넷째 날부터는 스스로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되어 만족감이 많이 올랐습니다. 이전에는 쇼츠를 보고 싶다거나 유튜브를 보고 싶은 생각은 들었었는데, 그런 생각은 더 이상 안 났습니다. 또한 친구로부터 게임을 같이 하자는 제안이 왔었는데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다섯째 날에는 E북을 읽었습니다. 몰랐었는데 E북이 쇼츠같은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한빛미디어로부터 받았던 개발자 기술 면접 노트를 읽었습니다. 살면서 집중을 위해 인터넷을 끊은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위 내용의 반복입니다.
후기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했었던 게임 끊기보다 훨씬 난이도가 쉬웠습니다. 위 글에는 2주간 게임 생각밖에 안 날 것이며 유튜브에서 게임 관련 영상이 추천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했지만 이를 동시에 끊으면 부정적인 사이클에 빠지지 않아서 훨씬 쉽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도파민 디톡스를 더 이어나가 볼 생각입니다. 유튜브, 게임, 음악, 웹툰은 다시 시작할 생각 없으며 커뮤니티도 디톡스 할 생각입니다. 이전(코딩을 처음 시작하던 고교 시절)에는 코딩 질문/지식을 위해 오픈채팅방에서 활동했었는데 요즘에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됐습니다. 설명이 필요한 질문은 ChatGPT를 통해서 충분히 해결되며 공식문서를 읽을 역량도 갖춰졌습니다.
몇개월 후에도 도파민 디톡스를 지속하고 있다면 그때도 후기를 가져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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